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O2O(Online to Offline) 분야에 관한 규제 애로 발굴ㆍ개선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지난달 28일 개설했으나 실효성과 관련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 규제해결 끝장캠프를 위해 운영한 온라인 카페 활용률이 저조했던 탓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3월 7일 스타트업계 O2O 분야에 대한 규제 애로 발굴과 개선을 위해 ‘스타트업과의 동행’ 행사를 연다. 중기부는 그간 민관 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를 개최해 e-모빌리티, 의료기기 분야의 규제 애로 해소를 추진했다. 규제 개선 관련 행사로는 이번이 세 번째다. 다만 이번 행사는 ‘끝장캠프’라는 이름을 떼고 행사를 주관하는 부서도 규제혁신과에서 창업정책총괄과로 옮겨졌다.
1· 2차 끝장캠프 때 중기부는 네이버에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현장에서 들어오는 규제 개선 건의와 토론 과제를 모았다. 이번에는 ‘이벤터스’라는 맞춤형 행사 지원 플랫폼과 손잡고 새로운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했다. 스타트업 분야라는 특성에 맞게 온라인 플랫폼으로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제안된 과제별 댓글 현황, 공감 추천 순위,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개선 타당성이 높고, 사회적 협의가 필요한 과제는 본행사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 사이트는 3월 행사 전까지만 운영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협ㆍ단체를 통해 규제 애로를 발굴하는 것을 넘어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듣는다는 의미에서 이런 플랫폼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4월 중기부가 개설한 네이버 온라인 카페도 끝장캠프의 현장 소통과 여론 취합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게시글의 80%가량은 카페를 개설하고 운영하는 중기부 관계자가 올린 것이다. 이날 오전 ‘O2O 분야 민관합동 규제해결 끝장캠프 추진’ 공지 게시글이 올라오기 전까지 가장 최신 글은 2018년 12월 13일 관리자가 올린 기사 링크 게시글이었다. 여론 취합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공지나 관련 기사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장으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소통이 여의치 않은데도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어 ‘소통’을 강조하는 것에 관해 ‘보여주기’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앞서 1·2차 끝장캠프에서도 중기부는 현장을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실시간 중계했으나 시청 인원이 두 자릿수에 그치곤 했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이전에 온라인 카페라는 플랫폼을 만들었지만 홍보가 안 된 문제가 있었다”며 “O2O 분야에 맞는 플랫폼을 만들어 단순히 규제 개선뿐 아니라 정책 아이디어, 판로 확대 방안까지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풀러스 같은 카풀 앱의 경우 규제 문제가 잘 알려졌지만, 사각지대에 있는 규제 애로를 더 찾고 귀 기울이기 위한 것”이라며 “플랫폼의 성과를 예단하기보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