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는 지난 10년간 주요 라면 제품의 가격을 동결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갓뚜기로 칭송돼 왔다. 업계는 라면 시장 2위 오뚜기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오뚜기에 흠이 있다면 지배구조다. 2017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지배구조 부문 D등급 최하위 평가를 받았던 오뚜기는 이후 지난해까지 개선 작업에 열을 올렸다.
오뚜기물류서비스를 비롯해 관계기업 4곳의 지분을 취득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했고,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를 흡수합병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 다만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라면사업은 지배구조 작업과는 한발 떨어진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오뚜기가 보유한 계열사는 총 20곳이다. 이 중에서 관계기업으로는 오뚜기라면과 조흥, 대선제분 등이 있다.
비상장사인 오뚜기라면은 1987년 설립돼 라면과 식용유 등 제조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함영준 오뚜기그룹 회장이 지분 32.14%로 최대주주에 올라있으며 오뚜기(27.65%)가 뒤를 잇고 있다. 오뚜기라면이 라면제품을 제조·생산하면, 오뚜기가 판매·유통을 도맡는 식이다.
그 결과 오뚜기라면의 내부거래 비중은 줄곧 99%대를 유지했다. 2015년부터는 3년간 99.41%, 99.64%, 99,66%로 100%를 향해 상승곡선마저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240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64억 원으로 늘었다.
오뚜기라면과 달리 조흥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돼 있다. 식품 및 식품첨가물 제조를 담당하는 조흥은 오뚜기가 지분 37.95%로 최대주주인 가운데 함 회장과 오뚜기라면이 5~6% 씩을 나눠 갖고 있다. 조흥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2015년 4.5%에 머물렀던 비중은 이듬해 두 자릿수로 올라섰고 2017년엔 26.08%를 기록했다. 금액으로 보면 51억 원에서 여덟 배가 넘는 423억 원으로, 영업이익 역시 66억 원에서 141억 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내부거래 비중은 27.67%로 집계돼, 지난해까지도 오름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함 회장은 2017년 국감에서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관련 사안에 대해 인정하면서 점검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오뚜기는 지배구조 개선에 착수하게 됐다.
다만 아직까지 주력 계열사와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남아있는 만큼 추가적인 작업을 통해 내부거래를 해소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