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기존에 시장을 주도하던 아시아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건 물론, 추가적 경쟁자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테슬라,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속속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연합(EU)도 정부 주도 아래 현지 기업들의 배터리 셀 양산시설 투자를 적극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들 사이에서는 위기감이 도는 모양새다. 그동안 한·중·일 배터리 전쟁만으로도 벅찬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자국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고속성장하는 중국 업체들, 테슬라 같은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 틈바구니 속에서 국내 업체들의 입지는 이미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실제로 2014년 30%를 웃돌던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11%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업계가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시장 선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기업의 해외 투자, 자원 외교 추진 등 안정적 재료 수급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그간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코발트, 리튬 등은 가격 변동성이 커 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불안 요소로 작용해왔다.
2016년 톤당 2만~3만 달러 수준이던 국제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 초 9만 달러를 넘어서더니, 최근 8개월간은 가격이 약 40% 급락하면서 작년 12월 5만 달러대 중반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포스트 반도체’로 불릴 만큼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다. 그리고 반도체처럼 잘 키운 산업 하나는 국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정부가 나서서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육성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