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꺾인 반도체-스마트폰, 기로에 놓인 삼성전자

입력 2019-01-3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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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메모리 수요 반등 기대… 5G 및 폴더블폰 시장 선점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와 스마트폰 쌍두마차를 앞세워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실적 신기록을 세운 일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올해 반도체 사업 흑자만 44조5700억 원으로 전체의 75.7%에 달했다.

반도체가 부진할 때는 스마트폰이 효자였다. 2017년 이전 최고 실적이었던 2013년의 경우 ‘갤럭시S4’ 판매 호조에 힘입어 IM(IT·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이 24조9577억 원을 올렸다. 무려 전체의 67.8%에 달했다. 당시 반도체는 6조8879억 원으로 18.7%에 그쳤다.

완제품과 부품으로 잘 짜인 삼성전자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예다. 바꿔 말하면, 최근 반도체와 스마트폰 업황의 동반 축소는 삼성전자 앞날에 불안감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저물어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작년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7조7700억 원. 1년 전(10조9000억 원)보다 28.7% 감소했고 직전 분기(13조6500억 원)에 비하면 43.1%나 급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관련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 수요가 크게 감소해 전분기보다 출하량이 줄었고, 업계의 낸드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의 영향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이 비수기를 맞으면서 이미지센서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수요가 둔화한 탓에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비수기 영향 등에 따라 전반적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1분기 5조∼6조 원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 메모리인 DDR4 8기가비트(Gb) 제품의 지난달 말 가격은 개당 6.00달러로, 한 달 전(7.25달러)보다 무려 17.2% 급락했다.

지난 2017년 3월(5.81달러)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며, 월간 하락폭은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큰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수요도 서서히 되살아나면서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많다. 삼성전자 역시 2분기 이후 서버 D램 등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반도체 추가 설비 증설은 없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등 반도체 투자 계획은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며 “올해 대외환경을 고려해 추가적인 증설 계획은 없고, 중장기적으로 신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시설투자 금액은 작년 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로 약 29조4000억 원을 집행했는데, 반도체에 23조7000억 원을 투입했다.

◇스마트폰 흑자 9분기 만에 2조 원 밑돌아=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 성장의 한 축인 IM 부문 4분기 실적도 매출 23조3200억 원, 영업이익이 1조5100억 원으로 부진했다.

스마트폰 영업이익이 2조 원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2016년 3분기(갤노트7 단종) 이후로 9분기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장 둔화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 등장하는 5G폰과 폴더블폰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9에 앞서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과 폴더블폰을 동시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차별화된 디자인과 사양을 채택한 갤럭시S10의 출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5G·폴더블폰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AI 기능을 고도화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올해 삼성전자 연간 매출·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32조2000억 원과 42조2000억 원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실적이 전년 대비 꺾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절대적인 수치만 보면 여전히 ‘호황’이며, 하반기 상승 기류를 얼마나 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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