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5일 법조 출입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은 올해 중요한 것 중 하나”라며 “경제4단체와 간담회를 마쳤고, 코스닥 단체와도 입장을 교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이견만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전자투표제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골자로한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도 주주들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전자투표제 의무화, 모회사 주주가 불법행위를 한 자회사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이 핵심으로 꼽힌다.
재계는 '기업 옥죄기'라며 정부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박 장관은 “어느 정부가 기업을 옥죄어서 망하게 하고 싶겠냐”며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회사도 있지만, 아시아에서 기업 지배 구조 투명성은 최하위”라며 “세계는 지배 구조의 투명성을 위주로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장관은 정부와 여당이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점을 의식한 듯 “여야 간 논란이 되지 않는 사안도 있어서 야당이 반대만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1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광풍이 몰아치자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는 도박"이라며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목표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는 강한 발언으로 투자자들에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박 장관 발언 이후 거품이 꺼지며 가상화폐 시세는 폭락했다.
이날 박 장관은 "내가 그렇게 대응하지 않았으면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망했을까 생각한다"면서 "당시 투기로 신분 상승의 기회가 생기는 것처럼 사회적인 분위기가 일었는데 정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블록체인은 필요한 기술이지만 가상화폐를 앞세우는 것은 잘 못"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박 장관은 연말까지 음주운전, 성범죄 등 상습 범죄에 대한 가석방을 더욱 제한할 뜻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범죄 중에서도 음주운전, 사기, 가정폭력 성범죄는 습관성”이라며 “상습범에 한해 가석방 제한 규정을 지시했고, 완전 배제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