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25bp(1bp=0.01%포인트) 인상 후 첫 번째 금리결정 금통위라는 점에서 연달아 인상에 나설 요인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도 안정돼 있고 경제상황도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 금리를 변경할만한 여건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외적으로도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셧다운(연방정부 일시 폐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탈퇴) 협상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도 부진할 전망이다. 실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춘 3.5%로 예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발 더 나아가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위기) 내지 회색 코뿔소(예측 가능하나 간과하는 위기)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미 연준(Fed)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 한미간 기준금리가 75bp 역전된 상황에서 연준의 이같은 변화는 한은에도 숨통을 터주는 요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일 한은 기자실에서 가진 신년다과회에서 “올해 통화정책은 연준의 금리인상 보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관심은 한은이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치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전망을 하향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투데이가 18일 채권전문가 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1명이 올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춘 2.6%로 예상했다. 14명은 물가를 0.1%포인트 이상 낮춘 1%대 중반으로 봤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전반적인 성장 강도가 약화하고 있다. 물가도 수요측 상승압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