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신혼희망타운 사업이 출발부터 순탄치 않다.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약센터에 따르면 이달 15·16일에 실시한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 596호 청약모집에 965명만 신청했다. 경쟁률은 1.6대 1로 나타났다. 4개(46A, 46B, 55A, 55B) 주택형 가운데 46A·B타입은 미달됐다.
유형별로 보면 46A타입은 96호 모집에 54명만 신청했다. 46B타입은 33호 공급에 13명만 신청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55A·B타입이 선방했다. 55A타입은 400호 모집에 807명이, 55B타입은 67호 모집에 91명이 각각 신청했다.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은 정부가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과 함께 선도지구로 내세운 사업지다. 지난해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15만 호의 신혼희망타운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평택고덕에 앞서 청약을 실시한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은 최고 경쟁률 143대 1을 기록하며 접수를 마감했다. 340호 모집에 1만8209명이 몰려 약 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4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에서 가점 만점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흥행에 성공한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과 비교할 때 평택 고덕은 저조했다.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은 입지의 문제보다 가격과 주변 공급물량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의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은 일찌감치 나왔다.
직방 빅데이터랩은 지난해 말 자료를 통해 고덕신도시에 공급되는 신혼희망타운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선보인 평택 고덕 신혼희망타운의 분양가격은 전용 46㎡ 평균 1억9800만 원, 전용 55㎡ 평균 2억3600만 원이다.
고덕신도시가 속한 평택시의 2018년 아파트 거래가격을 보면 평택센트럴자이 1단지 전용59㎡ 평균 거래가격이 2억4650만 원으로 가장 높고, 스카이뷰(Sky view) 전용 49㎡의 평균 거래가격이 1억8000만 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희망타운 분양가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더군다나 평택시 입주 물량이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신혼부부들이 더 저렴한 전세를 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고덕신도시에만 올해에 324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평택시 전체로 봤을 때는 1만6000여 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추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평택 입주 물량이 1만6000여 가구 정도 된다”며 “입주 물량이 많다 보니깐 저렴한 전세가 많고, 굳이 집을 매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례 신혼희망타운은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평택 고덕의 경우 1억 원대 집도 구할 수 있다”며 “저렴한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신혼부부들이 주택 구매에 대한 니즈가 강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