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간 이유

입력 2019-01-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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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차환 수요..우량 회사채 찾는 자금 수요도 많아 '오버 부킹'

새해부터 대기업들이 회사채를 줄줄이 발행하고 있다. 한화와 한진, 현대제철, LS전선, SK인천석유화학 등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차환을 앞둔 데다 긍정적인 채권 발행 여건이 이유로 풀이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A+)는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 원 규모를 다음 달 1일 발행한다. 회사는 24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주관사는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증권이 맡았다. 한화케미칼(AA-)도 이달 31일 5년 만기 회사채 1000억 원어치를 발행한다. 주관사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해 23일 수요예측을 시행한다.

한화토탈(AA)은 이달 말 최대 4억 달러(약 4480억 원) 상당의 해외 채권 발행을 앞두고 있다. 한화 계열사만 해도 세 곳이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이다.

신용등급 'AA'인 현대제철은 22일 발행할 3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15일 실시한다. 만기는 3년, 5년, 7년으로 나눠 공모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현대제철은 두 차례 발행을 통해 총 1조1000억 원을 조달했다. LS전선과 한진, SK인천석유화학, 미래에셋대우, 삼양사 등도 회사채 발행을 진행 중이다.

회사채 발행이 쏟아지는 배경에는 연초 차환 수요가 있다. 한화와 한화케미칼은 공모자금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진(BBB+)도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700억 원 이상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차환을 위해 3000억 원 상당을 발행하는 KT(AAA)는 28일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총 2조1780억 원이다.

현재 채권발행 여건이 굉장히 좋은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시중 자금이 안정적인 채권 쪽으로 쏠리고 있는데 특히 회사채 중 우량 회사채가 주목을 받는다. CJ제일제당(AA0)은 수요 예측 흥행에 힘입어 15일 발행하는 회사채 규모를 6000억 원에서 7000억 원으로 늘렸다. 미래에셋대우와 LS전선은 각각 2500억 원,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한 결과 '오버부킹'으로 증액 발행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전문가들은 자금 조달 여건이 좋아지다 보니 대기업들이 앞다퉈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상승에 앞선 선발행 개념이다. 다만 투자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직접 투자를 위한 발행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AA)은 14일 수요예측에서 기관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모집 예정액 3000억 원의 5배에 가까운 1조4400억 원이 유입됐다. 그러나 조달 자금의 대부분을 회사채 상환에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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