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 공모에 역대 최다 인원인 7명이 등록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새 회장으로 업계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전달하고 규제를 풀어줄 수 있는 실무형 전문가를 원하고 있다.
1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새 회장의 최우선 조건으로 저축은행 실무 전문가를 꼽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앙회 소속) 79개 회원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모두 다르고,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성격이 다 다르다”며 “이를 이해하고 업계 입장을 잘 대변해 줄 수 있는, 당국과 소통할 수 있는 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역대 회장 대부분이 정권의 영향력이 작용해 업계 이해도가 낮은 관료 출신이 임명됐기 때문이다. 단순히 ‘민간 출신이냐, 관료 출신이냐’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실무에 능한 전문가가 회장직을 맡아야 업계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다는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관계자는 “(출신과 무관하게) 당국에 쓴소리할 수 있는 ‘쌈닭’ 같은 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저축은행 업계는 다른 금융권에 비해 규제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해묵은 과제인 동일인여신한도 규제 완화와 예금보증공사에 납부하는 예금보험료 인하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두 문제 외에도) 인터넷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와 경쟁하려면 정보통신 분야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할 수 있는 분이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는 총 7명으로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박도규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조성권 전 예쓰저축은행 대표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 원장 △황종섭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대표 △한이헌(75)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민·관(民·官) 출신이 두루 출사표를 던저 역대급 흥행이다. 2015년 제17대 회장 선거 당시 3명, 2012년 제16대 회장 단독 후보자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다음날부터 16일까지 후보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출한다. 과거 단수 후보 추천에서 벗어나 복수 후보 선출 가능성도 크다. 최종 후보자는 21일 회원사 과반 참석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차기 회장에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