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은 표본조사 방식으로 은행권 권종별 유통수명을 추정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를 2011년 조사(천원권 38개월, 5천원권 40개월)와 비교할 경우 천원권은 1년2개월(14개월)이, 5천원권은 3개월이 각각 증가한 것이다.
유통수명이란 신권(제조 은행권)이 한은 창구에서 발행된 후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한은 창구로 환수될 때까지의 경과 기간을 의미한다. 통상 용지 재질이나 화폐사용습관, 사용빈도에 따라 유통수명이 결정된다.
이같은 유통수명은 주요국에 비해서도 긴 편이다. 실제 만원권과 대비되는 중간액면권의 경우 호주(20달러·134개월·11년2개월)가 한국보다 길었을 뿐이다. 반면 영국(20파운드)은 113개월(9년5개월), 미국(20달러)은 95개월(7년11개월), 유로존(20유로)은 19개월(1년7개월), 일본(5천엔)은 18개월(1년6개월)을 기록했다.
김성용 한은 화폐연구팀장은 “화폐 사용습관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종전 주머니속에 넣던 것에서 지갑 사용이 보편화했고, 소액거래에도 카드와 간편결제들이 활성화하면서 이용빈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의 돈 깨끗이 쓰기 홍보 효과도 있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깨끗이 써 유통수명이 늘면 화폐제조비용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5만원권은 제외됐다. 5만원권이 2009년 6월 첫 발행되면서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형태의 만원권과 천원권은 2007년부터, 5천원권은 2006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