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미국 최대 규모의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합작회사(JV)를 설립해 20조 원대 미국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을 공략한다. 연초 옥수수(oksusu) 사업조직과 국내 방송 3사의 통합법인 출범이후 해외 방송사와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에 진출하면서 미디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서 싱클레어와 JV 설립 관련 협약식 맺었다. 양사는 JV에 각각 1650만 달러(184억원)씩 모두 3300만 달러를 투자해 공동 경영에 나선다. JV는 올 1분기 내로 출범할 예정이다. 지난 CES2018에서 ATSC 3.0 방송 주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이후 1년 만에 JV 설립을 마무리지었다.
JV는 미국 방송 업계의 대전환기를 맞아 차세대 방송 시장 선점에 나선다. 미국 방송 업계는 2018년 차세대 방송 표준 ATSC 3.0을 제정하고 기존 ATSC 1.0 대비 한층 진화한 방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ATSC 3.0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 규격으로 이미 국내에선 2017년 상용화(UHD 방송) 했다.
ATSC 3.0 방송 환경에서는 방송 주파수를 통해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방송망과 통신망(LTE, 와이파이 등)의 이종 결합도 가능해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미디어 사업자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며 "통신 주파수보다 도달 범위가 넓고 운영 비용이 저렴한 방송 주파수의 장점을 활용해 서비스를 쉽게 확장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JV는 ATSC 3.0 방송 솔루션과 장비를 공동 개발해 연내 미국 내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는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 전역의 1000여 개 방송국들이 모두 ATSC 3.0 기반 솔루션, 장비를 앞다퉈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는 JV 통해 미국 방송국에 선제적으로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ATSC 3.0 방송 솔루션이 상용화 되면, 개인 맞춤형 광고, 차량 내 지상파 방송 및 맵 업데이트 등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한다. 방송 주파수로도 사용자의 개인 IP(Internet Protocol)를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미디어 사업자와 사용자의 스마트폰·차량·TV 간에 양방향 서비스가 이뤄지게 된다.
결국, 미국 시청자들의 미디어 시청 환경도 크게 바뀐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에서 본인 취향에 맞는 광고와 VOD를 골라 볼 수 있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고품질의 지상파 방송을 보고 내비게이션 지도를 무선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이번 합작회사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해외 시장에서도 추가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컨대 ATSC 3.0 방송에 필수적인 인코더, MUX(Multiplexer) 등 다양한 장비를 미국 방송사에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며 “5G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외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싱클레어는 2017년 기준 가구 단위 시청 점유율 40%, 연간 매출 2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전역에 173개 TV 방송국과 514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