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장중엔 1120원을 넘기도 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6원 넘게 급등하며 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수급적으로도 결제가 살짝 우위였던 장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증시 약세에 원·달러가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원·달러가 1120원을 넘지 않은 것에 의미를 둔다고 전했다. 증시비관론과 달러약세론이 부딪치면서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는 1110원에서 113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6.33원 급등한 1025.15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13일 1027.83원 이후 5개월만에 최고치다. 전일대비 상승폭은 작년 3월23일 20.29원 급등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역외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3.75/1115.7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1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달러 약세 분위기였다. 다만 장 초반 증시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가 1.5% 넘게 하락하면서 외환시장에서도 숏커버가 나왔다”며 “이월 네고를 예상했지만 예상외로 수출업체들은 조용했다. 상대적으로 결제가 우위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120원을 못 넘었다는데 의의가 있겠다. 현재 달러인덱스가 하락 중이다. 밤사이 미 증시가 상승한다면 원·달러는 다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약달러 분위기로 하락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중국과 국내 증시가 동반약세를 보이자 상승했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증시 비관론이 팽배하다. 반면 달러는 약세전망이 많다. 두가지 전망이 상충하면서 원·달러는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이번주 1110원에서 1130원 사이 등락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후 4시 현재 달러·엔은 0.35엔(0.32%) 내린 109.24엔을, 유로·달러는 0.0061달러(0.53%) 하락한 1.1485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5위안(0.07%) 떨어진 6.8628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1.04포인트(1.52%) 급락한 2010.00에, 코드닥은 6.28포인트(0.93%) 떨어진 669.3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75억76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438억13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상해종합지수는 28.72포인트(1.15%) 추락한 2465.17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