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kg 이상 건조기 판매량이 전체 건조기 판매량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많은 양의 빨래를 한꺼번에 건조하고 싶은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삼성전자, LG전자는 16kg 모델을 출시하며 대용량 건조기 시장 점유율을 확보에 나서고 있다.
31일 하이마트에 따르면 하반기(7월 1일~12월 28일) 의류건조기 전체 판매량 중에서 14kg 이상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60%이다. 상반기(1월 1일~6월 30일, 18%)보다 무려 42%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14kg 모델 건조기가 등장한 것은 올해 3월이었다. 삼성전자는 14kg 그랑데를 출시하면서 대용량 건조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LG전자는 이후 2달이 지나서 14kg 모델을 선보였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3월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예약 판매는 2월에 진행된다”며 “기간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상반기, 하반기 간 격차가 큰 만큼 대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조기 시장에서 대용량 제품 판매량이 늘어난 배경에는 한꺼번에 많은 빨랫감을 건조하고 싶은 소비자 수요가 존재했다. 부피가 큰 겨울철용 극세사 이불, 주말에 밀린 빨래감 등을 건조하기 위해선 기존 9kg 모델보다 더 큰 용량의 건조기가 필요하다고 소비자가 판단한 것이다.
섬성전자, LG전자는 시장 수요에 대비해 일찌감치 16kg 모델 건조기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11월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조통 내부 최고 온도가 60도 넘지 않도록 설계한 그랑데 16kg을 선보였다.
LG전자는 16kg 모델을 삼성전자보다 먼저 공개했지만 12월 말이 돼서야 판매하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제품안전관리원으로부터 ‘KC 안전인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LG전자 16kg 모델은 대용량 물통을 기본 탑재해 전원만 연결하면 집안 어느 곳에서나 설치가 가능하다.
대용량 건조기가 잇달아 선보이고 있지만, 업계는 16kg 초과 모델을 출시하기에는 여러 난관이 있다고 평가한다. 같은 용량의 세탁기, 건조기라도 작동 원리로 인해 내부에 작창된 원통 크기는 다르다. 실제로 시장에 출시된 가정용 세탁기 최대 용량 22kg 원통보다 16kg 모델 건조기 원통이 더 크다.
송명주 삼성전자 생활가전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그랑데 16kg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더 큰 용량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가 있다면 추가 출시할 수 있다”며 “다만 지금 당장 20kg 모델을 출시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