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벤처기업 총매출액이 225조2000억 원을 기록해 재계 매출 2위 규모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벤처기업협회는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벤처기업들의 총매출액은 225조 2000억 원으로 재계 매출 순위 2위권인 현대자동차(162조 원)을 넘어섰다. 평균 매출액은 64억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중기부는 작년 반도체 분야의 유례없는 호황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은 주력품목(디스플레이, 정밀화학 등) 수출 호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업종의 평균 매출액은 약 121억 원이며, 매출액 증가율은 33.5%로 높게 나타났다. 벤처기업 중 수출기업 비중은 25.9%로 전년(24.1%)보다 7.5% 증가했다.
기업당 평균 영업이익은 2억6700만 원으로 전년대비 2.6% 늘었지만 평균 순이익은 1억6000만 원으로 8.9% 감소했다. 벤처기업들의 금융비용(이자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벤처기업 종사자 수 합계는 76만2000명이었다. 이는 삼성 등 5대 그룹 종사자 수 총합인 75만600명을 웃도는 규모다. 벤처기업 평균 종사자 수는 21.7명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총 3만1000여 명이 증가했다. 중기부는 지난해 조선업 등 일부 업종 종사자가 약 2만1000명 감소하는 등 불황에도 벤처기업이 이를 상쇄해 전체 고용인원 유지에 이바지했다고 분석했다.
벤처기업은 연구개발(R&D) 분야 투자도 확대했다. 지난해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율은 3.5%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일반 중소기업(0.7%)은 물론 대기업(1.5%)보다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업당 산업재산권 보유 건수는 8.7건으로 전년보다 0.6건 증가했다.
벤처기업의 경영 애로 사항으로는 자금운용 애로(74.6%)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벤처기업은 자금 조달의 60.5%를 정책 자금에 의존하는 반면 투자와 IPO(기업공개) 등에 의한 자금 조달은 0.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규제 샌드박스' 시행 등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벤처투자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벤처가 혁신성장의 주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중기부가 총 8차례 창업벤처생태계 대책을 내놓은 만큼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8일부터 10월 19일까지 진행됐으며 지난해 말 기준 확인된 벤처기업 3만5187곳 중 2059곳에 대해 표본 조사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