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큰 손’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의 힘

입력 2018-12-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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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등급 문턱 낮추고 혜택 강화ㆍ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등 콘텐츠로 젊은층 잡기 주력

▲현대백화점그룹 현대IT&E가 문을 연 'VR스테이션'(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 현대IT&E가 문을 연 'VR스테이션'(현대백화점)
밀레니얼 세대가 유통업계의 신흥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981년부터 1996년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 밀레니얼세대는 베이비붐 세대(1946∼64년생)와 X세대(1965∼80년생) 이후 ‘패러다임 시프트’를 견인할 새로운 경제 중심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은 VIP 등급의 문턱을 낮춰 이들을 겨냥한 혜택을 강화하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젊은 소비자 마음 잡기에 나섰다. 또 인기 맛집을 유치하고 체험공간을 늘리는 등 2030세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7년 종전 5단계였던 VIP 등급을 6단계로 확대해 기존보다 기준을 낮춘 새로운 엔트리 등급인 ‘레드’를 운영했다. 미래의 VIP 고객이 될 수 있는 20~30대를 확보하기 위해 연간 400만 원 구매 시 VIP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올해 11월말 기준 ‘레드’ 등급의 VIP 고객 수는 처음 도입됐던 2017년 2월 대비 77% 늘었으며 이 가운데 20~30대 고객 비중은 약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고객 확보에 성공한 신세계백화점은 내년에도 VIP 혜택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화장품과 잡화 등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있는 품목을 특가로 제공하는 한편 뮤지컬이나 미니 콘서트 등 가벼운 문화 콘텐츠도 강화한다.

VR(가상현실)존 등 체험 시설 유치도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백화점의 전략으로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서울 건대점 10층에 1400㎡(약 430평) 규모의 VR 체험관 ‘롯데 몬스터 VR’ 테마파크를 열었다. 래프팅과 번지점프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몬스터 어드벤처’, 열기구와 제트기를 탑승하는 ‘몬스터 판타지’, 다양한 가상현실 영화를 관람하는 ‘몬스터 시네마’ 등 콘텐츠가 다양하다. 점포 1개 층을 한꺼번에 VR 테마파크로 할애해 밀레니얼 세대를 노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5월 부산 센텀시티점 4층에 VR 체험존 ‘버추얼 아일랜드’를 열었다. ‘버추얼 아일랜드’는 1인칭 VR 레일 슈팅 게임 ‘랩터헌터’, 카트를 타고 버추얼 아일랜드 곳곳을 탐험하는 ‘골드러시’ 등의 콘텐츠를 갖췄다. 만 5세 이상부터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춰 가족 단위 방문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정보기술(IT) 전문기업 현대IT&E도 최근 문을 연 ‘VR스테이션’을 현대백화점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확대할 계획이다.

▲리뉴얼 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 식품관
▲리뉴얼 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 식품관
맛집 유치도 2030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일환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리뉴얼한 천호점 식품관 면적을 기존보다 40% 늘려 오픈했다. 킨텍스점 역시 5619㎡ 규모의 식품관에 70여개의 국내외 유명 F&B 브랜드를 유치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도 오사카에서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된 초밥집인 ‘스시치하루’와 젊은 층에게 유명한 맛집 ‘안즈’, ‘엘본더테이블’ 등을 유치했다. 신세계백화점도 평양면옥을 백화점 최초로 입점시킨 데 이어 호경전·덕인관 등 유명 브랜드들을 백화점으로 옮겨왔다.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는 유통업계의 새로운 큰 손”이라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를 비롯해 문화 콘텐츠를 늘리는 등 미래 VIP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백화점 업계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밀레니얼 세대는 약 11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2%를 차지한다. 세계적으로 이 세대는 2020년 이후 세계 노동인구의 35% 이상을 차지해 소비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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