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최근 베트남 손해보험사 ‘비엣틴은행 보험사(VBI)’의 지분 2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VBI는 베트남 2위 은행인 비엣틴은행의 자회사다. 설립된 지 10년 된 VBI는 현지 30개 손보사 중 시장점유율 13위다.
현대해상 이철영 부회장은 “VBI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현대해상의 경험 및 노하우가 전략적 협력 관계를 통해 상승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보사 ‘1위’인 삼성화재도 베트남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02년 11월 베트남 합작법인(지분율 75%)을 설립해 첫발을 내디딘 이후 지난해 페트롤리멕스보험(PJICO) 지분 20%(장부가 260억 원)를 인수했다.
DB손해보험은 2015년 베트남 손해보험사 PTI의 지분 37%(장부가 563억 원)를 인수해 운영 중이다.
KB손해보험은 베트남 현지 지분투자 방식으로 진출을 검토 중이다. 애초 베트남 바오민보험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내부에선 검토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구체적인 결과물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 나올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이 베트남에 주목하는 이유는 ‘포스트 차이나’로 불릴 정도로 성장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IMF에 따르면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8%로 중국과 비슷했고 올해는 6.7%로 중국을 앞설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보험 밀도까지 매우 낮다. 베트남 생보와 손보 시장 규모는 각각 우리나라의 2.0%, 2.4%에 불과하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베트남 은행·증권업과 달리 보험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구조조정을 겪지 않을 만큼 효율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보험 밀도와 보험 침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운데 규제 불확실성도 제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손보사들이 베트남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A 손보사 관계자는 “규제로 인해 국내 손보사들이 베트남 보험사를 완전히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며 “현지 환경이 전혀 다르고, 시장과 상품구조가 한국과 정반대여서 장기보험이라는 용어도 한국에서만 통할 정도다”라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보험 93%가 설계사를 통해 이뤄지고 10% 미만이 보험대리점과 방카슈랑스, 직판채널을 통해 판매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베트남 보험시장 점유율 1위인 푸르덴셜의 성공 비결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푸르덴셜은 고학력 설계사를 채용해 판매채널을 전문화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 진출한 한국기업 대상 영업을 벌이거나 모기업이 은행인 경우 이를 이용한 방카슈랑스 판매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