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농심맨’ 박준 대표, 사상 최대 해외매출 신화 쓴다

입력 2018-12-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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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바둑대회 등 사업 직접 챙겨...전년보다 18% 늘어난 8600억원 전망

농심의 올해 해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7년 ‘농심맨’으로 ‘샐러리맨 신화’를 써내려간 박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의 뚝심 전략이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일 농심에 따르면 올해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18% 늘어난 7억6000만 달러(8600억 원)로 예상된다. 미국 실적은 12% 성장한 2억2500만 달러이며,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고전했던 중국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전년보다 23% 성장한 2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장에서 라면 수요가 정체되면서 이에 대응해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농심은 ‘국제통’으로 알려진 박준 대표가 신라면 바둑대회 등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기며 해외사업의 수익성까지 연결시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1981년 농심 수출과에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1984년 미국지사장, 1991년 국제담당 임원을 거쳐 2012년 대표이사로 선임돼 농심 글로벌 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박 대표가 6년간 CEO 자리를 지키면서 중장기 전략을 펼친 결과 올해 중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법인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으며, 내년에도 해외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16% 높은 8억8500만 달러로 잡았다.

농심아메리카 신동엽 법인장은 “농심은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현지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농심 특설매대(현지 명칭 Road Show)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수년 내 일본 브랜드를 따라잡겠다”고 말했다.

특히 농심은 미국에서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사상 처음으로 미국 내 주류 시장(mainstream)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질렀다. 현지 백인, 흑인 중심의 주류시장을 의미하는 메인스트림 마켓과 아시안 마켓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까지 5대 5 수준이었으나 올해 6대 4 정도로 바뀌었다.

농심의 해외사업을 견인하고 있는 제품은 단연 ‘신라면’이다. 신라면의 올해 해외 매출은 약 2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농심 관계자는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고 10여 년간 서부 및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왔다면 이제는 동부 대도시를 비롯해 북부 알래스카, 태평양 하와이까지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농심은 내년에도 미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농심은 12월 중으로 LA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새로 구축하는 라인은 용기면 전용으로, 성장세인 미국 용기면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목표다.

현재 봉지면 2개 라인, 용기면 3개 라인을 갖춘 농심 LA공장은 용기면 1개 라인이 더 늘어나면서 용기면 중심의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연간 12억 달러 규모인 미국 라면시장은 용기면과 봉지면의 시장 규모가 엇비슷하다. 미국은 전자레인지 식품 조리가 대중화돼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즐기는 용기면 시장 전망이 더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동엽 미국법인장은 “농심의 제품력과 체계적인 생산·유통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년 내 일본을 넘어 미국시장 1위에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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