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구를 포함한 지하구 중 지난해 소방상태 특별점검에서 불량으로 적발된 곳이 지난해 보다 3.5배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통신 재난을 초래한 KT는 올해까지 3년간 매년 불량사항 지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노웅래 국회 과방위원장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82개 지하구 소방특별조사 결과 16%인 45곳이 불량으로 판정됐다.
지하구는 전력ㆍ통신용 전선, 가스ㆍ냉난방용 배관 등을 집합 수용하기 위해 설치한 지하 인공구조물이다. 사람이 점검이나 보수하기 위해 출입이 가능한 곳, 공동구 등을 일컫는다.
지난해 불량 판정을 받은 지하구는 2016년 13곳의 3.5배에 달한다. 2015년 15곳에 비해서도 3배 수준이다.
2016년 적발된 불량 지하구가 하나도 없었던 경남은 작년 7곳이 새로 적발됐다. 2016년 각각 한 곳 적발된 인천과 부산도 지난해에는 8곳과 7곳으로 급증했다.
경기는 2016년 5곳에서 지난해 10곳으로 늘었다. 강원과 전남은 0곳과 1곳에서 각각 5곳으로 증가했다.
얼마전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큰 피해를 끼쳤던 KT는 2016년 이후 지난 6월까지 매년 불량 지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남부에 위치한 KT 지사는 2016년 9월 통신구 소화기 추가와 분산 비치, 지하 주차장 감지기 탈락, 통신구 유도등 점등불량, 통신구 방화물 폐쇄불량, 통신구 케이블 관통부 마감 불량 등이 적발됐다.
지난해에는 부산과 인천 통신구 등에서 2년간 소방시설 점검 결과 미보고로 과태료 처분을 받거나 발전기 위치표시등, 피난구 유도등, 소화기 불량 등을 지적받기도 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서울 영등포 통신구 3곳에서 분말소화기와 자동확산소화기 내용연수 초과로 조치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30분 거리 아현지사 통신구는 특별점검 대상에서 빠졌다.
노웅래 위원장은 "KT의 통신시설들이 3년 동안 소방안전관리 불량으로 수차례 적발된 전력이 있다"며 "KT가 적발됐을 때 경각심을 갖고 소방안전관리를 강화했다면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가 재난에 준하는 '통신대란'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전체 통신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소방특별조사를 통해 철저한 화재 예방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