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영리병원 개설 허가…"내국인 진료는 금지"

입력 2018-12-05 15:05 수정 2018-12-0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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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손실에 따른 외교갈등 우려 등 고려…진료과목 4개과 한정ㆍ건강보험 미적용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제공=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제공=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5일 제주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 진료하는 조건으로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앞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4월부터 6개월간 공청회와 설문조사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10월 4일 녹지병원 개설 불허를 제주도에 권고했다. 공론조사위가 실시한 공론조사에선 ‘개설을 허가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58.9%로 찬성 의견(38.9%)보다 20.0%포인트(P) 높았다. 이에 원 지사는 공론조사위의 불허 권고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투자된 중국 자본에 대한 손실에 따른 한·중 외교갈등 및 국가신인도 저하 우려와 사업자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문제 등을 고려해 입장을 틀었다. 현재 병원에 채용돼 있는 직원 134명의 고용 문제와 토지의 목적 외 사용에 따른 반환 소송의 문제 등도 골칫거리였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도 필요했다. 원 지사는 이번 녹지병원 개설 허가에 대해 “국가적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고, 감소세로 돌아선 관광산업의 재도약, 건전한 외국투자자본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외국의료기관과 관련해 그동안 우려가 제기돼온 공공의료 체계의 근간을 최대한 유지·보존하려는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진료과목을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한정하고,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영리병원 설립이 국내 공공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다. 또 녹지병원 운영 상황을 철저히 관리·감독해 조건부 개설 허가 취지·목적에 반하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허가 취소 등 강력히 처분할 방침이다.

원 지사는 “공론조사위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고려해 도민들의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공론조사위가 ‘불허 권고’를 내린 취지를 적극 헤아려 ‘의료 공공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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