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이 가팔라지고 있다. 월별 출생아 수 감소 폭(전년 동월 대비)이 10개월 만에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9월 출생아 수는 2만6100명으로 전년 동월(3만100명)보다 4000 명(13.3%) 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2016년 12월부터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간 한 자릿수 감소 폭을 유지했으나, 8월부터 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저효과도 조기 종료됐다. 인구 10만 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도 전년 동월 7.1명에서 6.2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1월부터 누계 출생아 수 감소 폭(전년 동기 대비)은 8월 8.7%에서 9월 9.2%로 확대됐다.
출생아 수 감소는 모(母) 연령별로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서 두드러졌다. 3분기 연령대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성 1000명당)은 25~29세가 지난해 48.1명에서 올해 39.8명으로, 30~34세는 97.4명에서 89.0명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도 1.05명에서 0.95명으로 줄었다. 시·도별로는 대전(-0.19명), 울산(-0.15명), 경남(-0.16명), 경북(-0.15명)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세종은 0.20명 줄었으나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합계출산율(1.50명)을 유지 중이다.
합계출산율이 2~3분기 연속 0명에 머물면서 연 합계출산율도 0명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 4분기에는 출생아 수가 1~3분기보다 적어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이 축소되더라도 추세를 돌리긴 어렵다.
출산 순위별로는 3분기 첫째아 비율이 55.9%로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P) 확대됐으나, 둘째아 비율은 1.5%P, 셋째아 비율은 1.3%P 각각 축소됐다. 정부의 ‘다둥이 장려 정책’에도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는 풍토가 확산되는 추세다.
향후 출생아 수 증감에 영향을 미치는 혼인 건수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9월 혼인 건수는 1만43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1% 줄었다. 1~9월 누계로는 18만6200건으로 4.5% 줄었다. 전국에서 누계 혼인 건수가 증가한 시·도는 세종(16.7%)이 유일하다.
분기별 혼인율(15세 이상 인구 1000명당)은 9.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건 줄었다. 남성은 20대 후반(-2.9건)과 30대 초반(-1.7건)에서, 여성은 20대 후반(-4.6건)에서 혼인율이 크게 줄었다. 시·도별로는 충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혼인율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