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전문기업 씨티젠이 대원상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부실저축은행이었던 대원상호저축은행이 알짜 캐시카우로 거듭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씨티젠은 27일 공시를 통해 경주에 본점을 둔 대원상호저축은행의 보통주 1090만4020주(지분율 100%)를 모기업 대아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현금 162억 원에 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승인 이후 잔금을 치르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 인수금액은 작년 말 연결 기준 총자산의 17.03%, 자기자본의 23.50%에 해당한다.
외부평가를 맡은 대현회계법인은 자산가치 평가방법을 적용해 양수 대상의 주식 가치로 27억7300만~278억8000만 원을 제시했다. 식별가능한 순자산 공정가치는 13억5900만 원으로, 영업권(경영권 프리미엄) 가치가 14억1500만~265억2200만 원이었다. 영업권 가치는 최근 5년간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사례에 비춰 산정됐다.
인수 대상인 대원상호저축은행은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정상화 기간까지 부여받았던 부실저축은행으로 지난 3월 대주주로부터 250억 원의 자금을 조달받아 자본금을 확충했다. 이에 자본총계를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9월 말 12.37%로 전년 동기(-96.59%)에 비해 개선되며 의무 기준(7% 이상)을 겨우 충족시켰다. 또한 2017년 감사를 맡은 삼영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기도 했다.
다른 재무지표도 여전히 부진해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대원상호저축은행은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연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해왔으며 2017년에도 22억6600만 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 9월 말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33.23%로 동종업계 평균(5.08%)을 크게 웃돈다. 여신액 중 ‘고정’(3개월 이상 연체) 등급 이하의 위험 대출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인수주체인 씨티젠 측은 최근 경영 부진 우려에도 자금조달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 2~3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올해 3분기 누적(1~3분기) 연결 기준 69억50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바 있다. 다만 실제 9월 말 자본잉여금(520억 원)과 이익잉여금(-152억 원)을 합산한 사내 유보금은 368억 원에 육박했다.
씨티젠 IR 담당자는 “오랫동안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에 사내 유보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승인 이후 선행조건들이 충족되면 거래잔금을 치르고 인수를 마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회계사는 “대주주가 유동성 공급 여력만 충분하다면 현재 부진해도 체질 개선을 통해 제2의 상상인저축은행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다만 이전에 씨티젠이 수차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점은 투자자가 유의해야할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씨티젠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대원상호저축은행 인수 완료 시 계열사는 9곳으로 늘어난다. 씨티젠은 소셜카지노게임 제작 및 서비스 기업 더블럭게임즈, 서비스·경영컨설팅 기업 케이스톤인베스트먼트 및 에이앤씨인베스트먼트, 건축자재 기업 렌슨코아, 데이터베이스·정보 기업 케이아이피비, 일반조명기구 업체 나노램프, 투자·기업운영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 전자화폐·가상화폐 기업 바이너리즈 등 8곳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