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고영한 전 대법관을 세 번째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번주 고 전 대법관과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고 전 대법관에 대해 오전부터 세 번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 전 대법관은 지난 23~24일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이날 다시 불려와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중 고 전 대법관과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박 전 대법관은 지난 19일 처음 소환 조사를 받은 뒤 25일까지 네 차례 조사를 받았다.
두 전직 대법관은 대체로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해당 행위가 위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이 확보한 실장급 이하 실무진의 진술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무진을 불러 조사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혐의를 부인하고, 진술이 엇갈리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신병확보를 시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내달 중순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검찰은 법원행정처 압수수색을 통해 사법농단 의혹을 촉발한 ‘판사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확인하고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 문건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전 대법관에 대한 조사와 문건에 대한 수사가 정리되면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두 차례 출석을 거부한 이인복 전 대법관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법관은 2014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옛 통진당 재산 가압류 신청사건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