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우려를 딛고 연내 코스피 상장에 나선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몸값을 낮추고 공모 규모도 줄였다. 하지만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들로 에어부산이 증시에서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다음 달 13~14일 수요예측을 거쳐 18~19일 청약을 진행한다.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다음 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앞서 에어부산은 23일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공모 희망가는 3600~4000원으로 총공모 금액은 187억∼208억 원이다.
상장후 예상 시가총액은 1875억~2083억 원으로 현재 상장된 3개 LCC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1조55억 원이며, 최근 상장한 티웨이항공도 3969억 원이다.
공동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에어부산의 적정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PER(주가수익비율) 8.6배, 할인율 31.50~38.35%를 적용했는데 이는 LCC 업계 평균(10~12배)보다 밸류에이션이 낮은 수준이다.
두 달 전 상장한 티웨이항공은 공모가 산정 시 PER 16.61배에 할인율 21~31%를 적용했다. 공모 규모도 10% 수준으로 낮췄다. 에어부산의 이 같은 결단에도 시장의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모기업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의 이번 상장은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4월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자구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소 무리하게 추진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IDT가 상장 첫날부터 급락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23일 상장한 아시아나IDT는 시초가(1만4300원)보다 12.94%(1750원) 내린 1만2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1만5000원를 크게 밑돈 수치다. 이와 관련해 에어부산 측은 그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의 상황은 다르다고 항변한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최대주주지만 100%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와 달리 에어부산의 아시아나항공 비중은 46% 정도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치열해지는 LCC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출국자 수 증가율이 둔화되는 가운데, 공급과잉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며 “내년 신규 LCC시장 진입도 예고돼 있어 LCC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에어부산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는 4964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3년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21.9%, 올해 3분기 기준 6.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