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해외기업의 ‘낙제’ 성적표...“못 믿겠다”

입력 2018-11-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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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상장한 해외기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의 경우 일 년 사이 주가가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해외기업(20곳) 주가는 최근 일 년간 평균 -22% 하락했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기업(13곳)은 올해 초 거래가 정지된 차이나하오란을 제외하고 평균 -47% 급락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우량기업 발굴과 국적 다양화를 명목으로 해외기업 국내 상장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미국, 중국, 베트남, 홍콩 등 다양한 국가에서 상장 로드쇼와 기업설명회 등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 상장한 기업들이 투자자의 외면을 받으면서 향후 해외기업 상장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올해 초 3175원이던 중국의 골든센츄리의 주가는 22일 종가 기준 908원까지 떨어져 71% 급락했다. 이어 씨케이에이치(-61%), 이스트아시아홀딩스(-56%), 로스웰(-51%)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기업의 경우 코오롱티슈진(-31%), 엑세스바이오(-15%)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라오스 국적의 엘브이엠씨홀딩스 역시 49% 주가가 빠진 상황이다.

부진 배경에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앞서 고섬과 완리는 분식회계와 허위 공시 등으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으면서 투자자들은 수천 억원대의 손실을 껴안아야 했다. 전날 차이나그레이트 역시 250억 원의 사채원리금 미지급 논란이 이어지자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외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할 때는 더 엄격하게 하는 편”이라며 “양 국가의 법률적 차이를 확인하고 국내 상황과 다른 부분을 보완하고 심사하기 위해 심사 기간이 길고, 때에 따라 해외 실사를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증치세(부과세) 제출이 의무화돼 국내에 상장심사 청구한 회사들이나 승인받은 중국 기업들의 증치세 영수증을 확인하는 등 회계 건전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코스닥에 입성하는 중국 기업 윙입푸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김혜미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중국, 미국 등 자국 육가공 업체들의 밸류에이션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국내 상장된 타 업종 중국업체들의 시장 평가를 고려하면 공모가 상단은 부담스러울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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