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에서 자금을 끌어 쓰는 자영업자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15조5249억 원이었다. 작년 2분기 12조8108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1.2% 급증한 수준이다. 2년 전보다는 62.5% 불어났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이란 은행이 아닌 기관 중 예금을 취급하는 곳을 말한다. 종합금융사, 투자신탁사,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기구를 비롯해 보험회사, 증권회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예금은행보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많이 이용한다. 그만큼 대출금리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증가세는 같은 기간 예금은행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올 2분기 예금은행들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37조5000억 원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났지만, 비은행과 비교하면 약 4분의 1가량 적은 증가폭이다. 특히 2016년과 비교하면 비은행의 증가폭은 은행의 5~6배 수준이다.
이를 두고 최근 은행 대출 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로 자영업자들이 2금융권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영업자들의 대출은 대부업체에서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067억 원으로 2015년 5994억 원에서 2년 새 34.6%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둔화 등이 이어지면 이들의 빚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가뜩이나 자영업자 차주는 불안정한 수입과 과당경쟁 등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5년 13.4%로 5년 전보다 9%포인트 낮아졌다. 창업 후 3년 생존율은 숙박·음식점이 30.2%에 그친다. 전체 산업 평균(39.1%)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 자영업자의 폐업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소기업 대출이나 가계대출과는 다른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특화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