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증시 전망] 코스피 3000 장담했던 증권사 ‘양치기 소년’ 신세

입력 2018-11-1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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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코스피가 상승랠리를 거듭하며 2500선 역사적 고점을 돌파한 해였다. 다음 해인 2018년까지 증시 훈풍이 지속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1년 전 기대감이 무색하게 미국발 글로벌 변동성이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코스피 3000 시대’를 호언장담했던 증권업계도 체면을 구겼다.

◇1월 고점 이후 추락… 상투 잡은 증권사 =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말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국내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9곳이 내놓은 코스피 목표치 컨센서스(추정치 평균) 밴드는 2800~3100이다. 하지만 실제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의 연중 최고치는 1월 29일 장중 기록한 2607.10으로 밴드의 최하단도 충족하지 못했다. 2000선 하단이 뚫릴 것으로 예상한 곳은 단 1곳도 없었다.

개별 증권사별로 보면 가장 높은 상단 베리어를 제시한 곳은 삼성증권으로 3100을 제시했다. 미국 달러 약세와 위안화의 강세, 유가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30년 만에 우리 기업들에 가장 이상적인 금융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에서였다. 특히 중국 부동산 호황과 미국의 신성장산업 투자가 글로벌 상승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교적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2800포인트)를 제시한 신한금융투자조차 증시 호조 기대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유례없는 증시 호황이었던 2017년을 지난 직후였던 터라 올해 후폭풍도 더 컸던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와 2005~2007년 코스피를 보면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수는 외부 충격이 없는 한 또 다른 사상 최고치를 만든다”며 관성적 상승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그리스·터키발 유럽 금융위기 확산 우려 등이 예상을 뛰어넘는 ‘외부 충격’이었던 셈이다. 특히 올해 주요 악재 중 하나였던 중국 위안화 약세와 증시 부진 우려는 내년 공포장세를 이끌 수 있는 주요한 잠재적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코스피 전망치 필요성 의문도 = 다만, 시장에선 매년 반복되는 코스피지수 전망과 반성에 대해 피로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가령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리서치센터 내부 방침에 따라 장·단기 주가지수 전망치를 공식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유망 업종·주도주도 예단하지 않고 개별 종목 중심의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실리를 중시하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평소 소신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A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맞히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며 “구체적인 밴드를 알아맞히는 것은 점쟁이가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누구라도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직원(애널리스트)들에게도 이를 맞히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라고 일침했다. 방향성을 판단한 근거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B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10월 폭락장세가 지속하면서 하단으로 제시했던 코스피 예상치들이 매일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개별 종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한 때로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패시브 방식의 접근법은 자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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