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변호사는 이날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전권을 가진 조강특위 위원을 수락한 것은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서였다. 그 유일한 방법은 당의 정체성을 바로하는 한편 인물을 교체해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었다”며 “이제 그 꿈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자신이 하고자 했던 당 인적쇄신의 방향과 관련해 전 변호사는 “인적 쇄신이 말처럼 쉽지 않다.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변호사는 “보스 흉내를 낸 분들은 이제 자중해야 한다. 여러분들이 자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가 없다”며 “지금까지 한국당에서 폼 잡고 살았던 분들은 물러나 신진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혁신을 거부하는 당에 미래는 없다”며 한국당의 현 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정당에 정파는 얼마든지 있어도 되고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그러나 한국당은 정파가 아니라 계파만으로 작동한다. 정당 계파는 사조직이라고 불릴 수 있고 드러내야 할 조직”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 변호사는 조강특위 위부위원으로 위촉된 뒤 당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와 ‘월권’ 논란을 빚은 끝에 사실상 경질됐다. 비대위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내년 2월 말이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전 위원은 ‘전대 연기’를 고수하며 지도부와 갈등이 있었다.
이와 관련 전 변호사는 “당무감사가 끝나면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12월 15일까지 인적청산을 하라는 것은 어떤 청산도 하지 말라는 말”이라며 “한두 달이라도 전당대회를 늦춰야 한다고 한다는 입장인데 그것을 월권이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전 변호사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유감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김 위원장이 자신을 해촉한 뒤 ‘팔을 잘라내는 느낌’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제가 그분의 수족이 아니지 않느냐”며 “복종을 이야기할 것이면 진작 말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변호사는 “한국당에 대해 저보다 더 비난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라”며 “보수 논객으로서 꾸짖을 수 있는 작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정부에 관여했던 사람도 아니고, 그 반대 진영에 하루도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