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2017년 11월, 일본 최대 의류 전자상거래 사이트 ‘조조타운’을 운용하는 스타트 투데이가 출시한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 회사는 입기만 하면 체형 측정이 가능한 보디 슈트 ‘조조수트’를 내놓았다. 이 슈트는 ‘미래의 충격’ 때문에 출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소비자들은 즉시 뜨겁게 반응했다. 출시 10시간 만에 23만 건의 예약이 이뤄졌다. 이 옷을 받아 본 소비자들은 상·하의를 착용한 후 스마트폰으로 360 각도를 촬영한다. 이때 전신에 있는 도트 형태의 마커가 인식하면서 24곳의 치수를 측정해 조조타운 애플리케이션에 그 정보를 저장하게 된다. 2018년 7월 3일 기준으로 배포 수량은 55만 건에 이르며, 2019년 3월까지 600만~1000만 건에 달할 전망이다.
사람들은 더는 ‘스몰, 미디엄, 라지’ 등 일상적인 사이즈에 자신을 맞출 필요가 없다. 자신에게 꼭 맞는 사이즈, 즉 ‘유어 사이즈’ 공급이 가능한 시대가 됐음을 말해준다. 도쿄 무역관에서 근무하는 하세가와 요시유키는 “조조수트는 패션업계와 산업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4차 산업혁명은 맞춤형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대를 뜻한다. 이는 개개인에게 꼭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한다면 현존하는 업계 상황은 얼마나 급격히 변화할 수 있을까. 의류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발, 화장품과 같은 기성품을 사용했던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이처럼 세계 어디에선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정보를 얻은 독자라면 책 속에 나오는 정보원을 적극적으로 찾아봄으로써 자기 일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는 ‘내 손안의 집사,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이다. 두 명의 젊은 변호사 출신이 만든 서비스는 집 청소로 시작해 전기배선, 가전제품 수리, 운동 강사, 사진 강사, 과외 등에 이르기까지 개인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서비스 플랫폼인 카오딤은 소비자가 적절한 서비스 업체를 찾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서비스 업체에는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여주는 게 강점이다. 2018년 7월 기준으로 이 플랫폼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퍼져나갔다. 미래를 주도하는 플랫폼 사업이 생활 속으로 어떻게 파고들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세계는 지금 플라스틱과 전쟁 중이다. 이른바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을 대신하는 레이저 라벨링이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놀라운 수치가 있다. 유럽인의 1인당 평균 플라스틱 소비량이 30kg인 데 반해 우리는 98kg으로 세계 1위다. 범사회적 차원에서 과다한 포장재를 줄이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또한 새로운 차원의 ‘무포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14개 새로운 트렌드에 소개된 생생한 사례들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기회를 잡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