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이어 정부가 우리 경제 평가에서 ‘회복세’란 단어를 뺐다. 그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의미한다.
기획재정부는 9일 ‘최근 경제동향 11월호(이하 11월호)’를 내고 전반적인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부진하며, 미·중 갈등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경제동향에서 경제 진단에 ‘회복세’를 사용했으나 10월과 11월 ‘견조한 흐름’으로 단어를 바꿨다. 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KDI)도 ‘KDI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전반적으로 경기가 다소 둔화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기재부는 11월호를 통해 산업활동 동향은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11월호에 따르면 9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4만 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8월 3000명 증가보단 양호하지만, 8개월 연속 10만 명대 이하로‘고용난’에 허덕이고 있다. 실업자는 102만 4000명으로 9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10월 수출은 549억 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2.7% 늘었지만, 일 평균 수출은 23억 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 줄었다.
9월 소비는 소매판매 기준으로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는 늘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는 줄어들며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10월 소비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1년 전보다 22.7% 늘었다. 백화점 매출액은 3.9%, 카드 국내승인액은 13.2% 각각 증가했지만 할인점 매출액은 12.2% 감소했다.
중국 관광객 수도 4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했지만 6월 49.0% 이후 하향 곡선이다.
9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했지만,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월보다는 2.9% 늘었고, 건설투자(건설기성)는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3.8% 감소했다.
10월 국내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갈등 지속, 이탈리아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기재부는 세계 경제 성장 지속, 수출 호조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고용상황이 미흡한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 추가 금리 인상, 국제유가 상승,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