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연구원이 원장 직무대행으로 하성규 주택관리연구원장을 선임했다.
7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주산연 이사회는 하성규 원장의 주산연 원장 대행(임시대표)에 대한 안건을 결의했다. 다음 주 등기절차를 마치면 하 원장이 당분간 주산연 원장 대행직을 맡게 된다.
당초 심광일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이 임시대표로 추대됐지만, 대표 겸직은 안된다는 협회 내부 의견이 나와 원장대행직이 무산됐다.
하 원장대행은 1947년생으로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과(1979년) 졸업 후, 영국 런던대에서 도시·지역계획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주택학회장, 국무조정실 정책평가위원,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등을 거쳤다. 2013년부터는 중앙대교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주산연의 원장 자리는 2개월 넘게 공석이었다. 주산연 원장추천위원회가 지난 8월 권주안 전 원장 후임으로 서종대 전 한국감정원장을 단독 추천했지만, 서 전 원장의 감정원장 재직 시절 성희롱 문제로 결국 철회했다.
현재 주산연은 원장 공석 문제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원은 1994년 설립된 민간연구기관이다. 당시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이하 주건협), 대한주택보증(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이 공동 출연했다.
이후 HUG가 연구용역비를 출연했지만 2016년 중단했다. 감사원이 예산 집행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주산연은 연구용역으로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지만 조직 안팎으로 어렵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연구원의 인력은 원장을 포함해 15명으로, 1년 예산이 2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주산연은 연구원 설립 때 출연했던 주택협회, 주건협의 추가 출연을 요청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출연한다면 규모뿐만 아니라 일회성이 아닌 지속해서 지원할지 여부도 논의해야 한다. 이 사안은 다음 달 예정된 주산연 예산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 관계자는 “건설사 등 외부용역을 하고 있는데 용역만으로 예산 충당이 안된다”며 “예산이사회는 12월에 예정돼 있는데 윤곽이 안나오면 해를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택협회와 주건협은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연구원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연구원을 정상화하기 위해 협회에서 추가 출연한다는 것은 얘기된 바 없다”고 말했다. 주건협 관계자 역시 “별도로 추가 출연할 계획에 대해 논의한 것은 없다”고 했다.
부동산업계는 기로에 선 주산연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여년간 이어온 연구원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산연은 중소건설사의 입장을 대변했는데, 상황이 어려워지면 그 역할을 할 곳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산연이 주택 관련 연구를 해 온 상징성이 있다”며 “어려운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