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카카오택시가 독점하고 있는 국내 콜택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1위 T맵의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활용해 ‘T맵 택시’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 시장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각오다.
5일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택시 호출 서비스인 ‘티맵 택시’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두고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는 사이 새로운 서비스를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우선 연말까지 T멤버십을 통해 티맵 택시 10% 할인 혜택(월 5회, 회당 최대 5000원)을 제공한다. 티맵 택시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를 호출한 SK텔레콤 고객은 하차할 때 앱 결제(11페이)를 통해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21일에는 택시 요금을 50% 할인해준다. 50% 할인은 1일 5회, 회당 5000원 한도로 이용할 수 있다.
신규 기능도 탑재했다. 6월 말 선보인 ‘안심귀가 라이브’(Live)는 택시 승객의 위치를 지인이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택시 탑승 고객은 택시의 현 위치, 도착 예정시간, 택시 정보 등을 본인이 희망하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낼 수 있다.
또 이용자의 택시 호출 때 목적지까지의 소요 시간과 예상 금액도 알려준다. 배차 시스템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최단거리 차량을 배치했지만 시스템 개편을 통해 유턴 여부, 순방향, 역방향 등을 고려해 최단시간에 승객에게 갈 수 있는 차량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SK텔레콤은 향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수요 밀집 지역을 예측, 차량을 미리 배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AI를 통한 자동 배차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게 SK텔레콤의 목표다.
SK텔레콤은 티맵 택시 개편으로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티맵 택시는 카카오택시 출시 한 달 뒤인 2015년 3월 말 출시됐다. 하지만 카카오택시에 밀려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다. 티맵 택시의 월간 실사용자(MAU)는 10월 기준 10만 명으로 카카오T(530만 명)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여지영 SK텔레콤 TTS사업 유닛장(상무)은 “모빌리티 시장이 최근 2∼3년 새 엄청나게 발전했다. 이 시장을 방치하면 큰 위기가 오겠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개편했다”며 “ICT 기술력과 사회적 가치 창출은 카카오와 대비해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티맵 택시의 월간 실사용자를 현재의 10배인 100만 명으로 늘리고, 2020년 말에는 이용자 500만 명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6만 명 수준인 가입 택시 기사 수도 연말엔 1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이슈가 된 호출서비스 유료화와 카풀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여 유닛장은 “카풀은 기사의 생존권, 승객의 편의성 모두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유휴 택시를 먼저 활성화하고 카풀 기사의 신원 사전 점검 제도를 완비한 후 택시기사와 플랫폼 사업자의 갈등이 해결되면 카풀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