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4거래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6거래일만에 반등하면서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한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수급적으로는 월말에 따른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1140원대에서 나왔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에 나서며 9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같은기간 누적순매도 규모는 2조1130억원에 달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전적으로 주식시장에 연동하는 리스크 온오프장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면서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봤다. 순매도규모가 누적된 상황에서 실제 역송금으로 이어질 경우 원·달러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주식시장 반등이 계속된다면 원·달러도 하향안정할 것으로 봤다.
1144.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44.2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연고점인 11일 1144.7원에 바싹 다가선 것이다. 장중 저점은 1138.3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5.9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9.65원 떨어진 1010.69원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1020.34원을 기록하며 8월13일(1027.83원) 이후 2개월보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었다.
역외환율은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43.0/1143.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7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지속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어제 코스피가 2000선이 깨지며 조정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오늘 기관이 매수에 나서며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했다. 그 영향에 원·달러가 조금 빠졌다. 월말에 따라 1140원 위에서는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주식시장에 의한 리스크 온오프장이기 때문에 원·달러 방향성을 속단하기 어렵다. 오늘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에 나섰다. 누적 순매도가 많아 역송금으로 이어진다면 원·달러는 오를 수 있다. 반면 주식이 반등세를 이어간다면 1130원대 중반까지 떨어질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요즘은 주식장이다. 주식시장이 안정화하면서 원·달러도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잘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안전자산선호 심리를 줄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여전히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많다. 아직은 위험선호로 돌아섰다고 보기 어렵다. 원·달러는 1130원대 후반에서 1140원선까지 등락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오후 3시46분 현재 달러·엔은 0.18엔(0.16%) 오른 112.67엔을, 유로·달러는 0.0010달러(0.09%) 하락한 1.137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44위안(0.06%) 올라 6.9709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64포인트(0.93%) 상승한 2014.69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1834억64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