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C는 전기 기술 표준 개발과 보급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이다. 1906년 6월 설립됐고, 소재지는 스위스 제네바다. 112년의 역사를 가진 IEC의 목표는 국제무역 기술무역장벽 해소, 신시장 창출 및 경제성장 활성화 등을 위한 국제표준 개발과 국가·전문가 간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다. 또 총 171개 회원국(정회원 62개국, 준회원 23개국, 개도국 86개국) 간 전기·전자 산업 및 관련 기술에 대한 표준 개발과 함께 적합성 평가 등에 대한 국제 협력의 증진을 꾀한다.
표준은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중요하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기술을 표준으로 정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제 무역의 기술장벽은 국가별로 전자제품의 국민 안전 기준이 달라 수출입이 어려울 수 있다. 안전 기준이 어느 나라는 과도하고, 어느 나라는 부족해 서로 맞지 않으면 수출입이 막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표준을 정하고, 이를 보급해 기술발전과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면서 표준은 혁신적인 기술 기반이 될 수 있다. 스마트 제조, 전기자동차, 착용형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신산업이 창출되면서 이에 대한 표준을 정립하는 것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4차 산업혁명 착수가 늦었다. 조선업을 비롯해 다양한 업종에서 경쟁력이 뒤져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 돌파구 중 하나가 표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가 제안하는 표준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 그만큼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4차 산업혁명 관련 표준 중 우리나라가 개발·제안한 표준이 22%에 달한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는 각각 35%, 45%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는 착용형 스마트기기와 인쇄전자,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분야에서 21종의 국제표준을 새롭게 제안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국제 무대에서 표준 관련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선발국들과의 격차를 줄일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번 IEC 총회에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IEC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허남용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지난 산업혁명에서도 표준이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표준이 기술 혁신과 기술 간 융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표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표준이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