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흑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주를 목전에 뒀다고 알려졌던 20억 달러 규모의 로즈뱅크(Rosebank)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장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원회(이하 현민투)’ 소속의 후보가 당선돼, 향후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난항이 예상되는 탓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로즈뱅크 프로젝트가 발주처인 쉐브론이 프로젝트 지분 매각을 결정함에 따라 최종 입찰자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 애초 이 프로젝트 지분의 40%를 갖고 있던 쉐브론은 최근 노르웨이 국영 석유업체 에퀴노르(옛 스타토일)에 프로젝트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발주처가 사실상 쉐브론에서 에퀴노르로 바뀌었음을 뜻한다. 앞서 쉐브론이 발주한 카자흐스탄 TCO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쉐브론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갔던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뜻밖의 변수’에 직면한 것이다.
로즈뱅크 지분을 보유하게 된 에퀴노르 측은 최종 업체 선정을 두고 재검토를 실시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싱가포르 샘코프마린과 함께 최종 업체 후보에 올라 있는 상태다. 최종 업체 선정은 연말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발주처인 쉐브론 측에서 로즈뱅크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데, (업체 선정은) 연말을 넘길지도 모르겠다”면서 “새로 지분을 갖게 된 노르웨이 선주사는 품질 관리 측면에서 쉐브론보다 꼼꼼한 편이라 추가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에퀴노르가 입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총 46억 달러 수주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연간 목표액의 63% 수준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수주 등 대외 리스크와는 별개로 내부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민투 출신의 신상기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새롭게 선출된 노조 집행부는 향후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의 2018년 임단협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노조 측은 앞서 교섭에서 기본급 4.11% 인상, 사내 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임금동결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