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生과 死의 경계, 의사판 '칼의 노래'

입력 2018-10-13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골든아워 1,2/이국종/흐름출판/1권 440쪽·2권 380쪽/1만5800원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않는 법이다. 석 선장은 무겁게 떨어지는 칼날이었다. (...) 그가 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했고, 최악의 경우 내가 짊어져야 할 책임은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1권 222쪽)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당해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경험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책에는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부상당한 석 선장을 생환하고 소생시킨 석 선장 프로젝트의 전말은 물론, 세월호, 귀순한 북한군 병사 등 대한민국 중증외상 치료의 현장이 담겼다. 아주 담담한 어조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사선(死線)에서 17년간 고군분투한 외상외과 의사로서 삶이 책에 녹았다. 중증외상 분야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 제대로 된 중증외상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한 그의 싸움은 외롭고 지난하다.

외과의사 이국종은 잠 못 이루는 밤마다, 짧은 휴식 시간마다 외상외과 의사로서 맞닥뜨린 냉혹한 현실, 병원의 일상과 환자들의 사연, 고뇌와 사색, 의료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록해왔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적어내려갔다.

5년간의 집필, 2년 반의 수정과 편집 과정을 거쳤다. 대한민국 중증외상 의료 현실에 대한 냉정한 보고서이자, 시스템이 기능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생명을 지키려 애쓴 의료진, 소방대원, 군인 들의 분투를 날 것 그대로 담아냈다.

1권에서 외상외과에 발을 들여놓은 뒤 마주친 척박한 의료 현실을 생생하게 그린다. 병원에서 겪은 여러 일을 통해 생사가 갈리는 위중한 상황에 부닥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의 통렬한 심정,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육체노동자들의 고단한 삶, 가정폭력 등 우리네 삶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2권에는 우여곡절 끝에 아주대병원이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되면서 국제 표준에 맞는 시스템을 안착시키고자 고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기록은 열악한 한국 의료계 현실에 굴하지 않고, 순전히 우리 팀원들과 현장의 소방대원들의 피와 땀을 짜내 만들어온 것이다. (...) 냉혹한 한국 사회 현실에서 업(業)의 본질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각자가 선 자리를 어떻게든 개선해보려 발버둥 치다 깨져나가는 바보 같은 사람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흔적이다." (1권 10쪽)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4,653,000
    • +4.25%
    • 이더리움
    • 4,470,000
    • +1.15%
    • 비트코인 캐시
    • 608,500
    • +2.87%
    • 리플
    • 820
    • +1.23%
    • 솔라나
    • 299,300
    • +5.35%
    • 에이다
    • 829
    • +1.84%
    • 이오스
    • 785
    • +5.09%
    • 트론
    • 230
    • +0%
    • 스텔라루멘
    • 154
    • +2.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550
    • +1.95%
    • 체인링크
    • 19,620
    • -2.34%
    • 샌드박스
    • 408
    • +2.7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