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시중은행 지분이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외국인투자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상황에서 은행들의 고배당이 결국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국부유출'이란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은행 외국인 지분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KB국민‧KEB하나‧신한‧SC제일‧한국씨티 등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73.3%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지분율은 2013년 61.8%에서 지난해 말 12.2%포인트 상승한 74%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민은행의 외인지분율도 같은 기간 63.5%에서 69.4%로 5.9%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올해도 외국인이 꾸준히 매집해 최근 외인지분율이 70%를 넘고 있다. 국민은행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9.6%)이지만, 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건이 6.2%를 보유해 2대주주로 올라있다.
신한은행의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의 외인지분율도 같은 기간 64.7%에서 4.2%포인트 상승한 68.9%를 기록했다. 신한지주도 국민연금이 9.6%를 보유해 1대주주이지만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펀드가 2대 주주에 올라 5.1%를 보유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스탠더스차더스 은행이, 한국씨티은행은 미국계 씨티은행이 해외투자를 위해 설립한 COIC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이밖에 지방은행의 외국인 지분율도 50%를 넘었다. 부산은행의 모회사인 BNK 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모회사인 DGB금융지주의 외인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50.7%와 60.6%로 50%를 상회하고 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모회사인 JB금융지주의 외국인지분율도 2013년 15%에서 지난 해 말 41.9%까지 상승했다.
외인 지분율이 높은 탓에 외국으로 빠져나간 배당금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대 시중은행은 총 7조6222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그중 36.4%인 2조7756억 원이 배당금으로 지출됐다. 외국인 지분율에 따라 67.2%인 1조8656억 원이 외국인에게 배당된 셈이다.
고용진 의원은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시중은행은 거의 대부분 외국계 펀드의 지배에 놓이게 됐다”며 “이들 외국자본은 금융이 갖는 사회적 책무나 공공성보다는 단기 이윤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