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오르면서 1120원에 바싹 다가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탈리아발 우려로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 현상을 보인데다 외국인의 주식 대량매도로 국내 주가도 급락했기 때문이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5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수입업체 결제수요와 외국인 달러매수도 많았다. 반면 개천절 연휴를 앞둔 숏포지션 청산도 있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 영향이 아시아장 등을 휩쓸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가 예산안을 제출해야 하는 15일까지 변동성도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 경계감도 있어 원·달러가 크게 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1120원을 넘어서면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적극적일 것으로 봤다. 이번주 고점은 1125원 정도로 예상했다.
1113.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12.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고점은 1119.5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6.7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8.22원 상승한 983.8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975.65원을 기록하며 6월7일(971.6원) 이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었다.
역외환율은 나흘연속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2.7/1113.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8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유로존에서 이탈리아 문제가 불거진데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양국간 금리차 확대에 대한 우려감도 있었다. 싱가포르 등 아시아시장은 물론 캐나다까지 전반적으로 달러강세 영향을 받았다”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2450억원 가량 매도하면서 급락을 이끈 것도 영향을 줬다. 개천절 휴일을 앞두고 숏포지션에 대한 정리물량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20원에서 1125원이 단기 고점일 것으로 본다. 오늘만 놓고 보면 수입업체 결제와 외국인 달러매수가 많아 수출업체들이 한발 물러서 레깅하는 모습이었다. 원·달러가 1120원을 넘어선다면 수출업체들도 활발히 물량공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도 앞두고 있어 원·달러가 큰 폭으로 오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가 장중 많이 올랐다. 유로화가 이탈리아 예산안 우려로 많이 빠진 때문이다. 남중국해 문제도 불거지긴 했지만 큰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며 “이탈리아는 15일까지 예산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때까지는 원·달러에도 변동성이 있을 것 같다. 다만 미 환율보고서를 앞둔 경계감도 있어 상승은 제한될 듯 하다. 이번주 원·달러는 1110원에서 112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6엔(0.14%) 하락한 113.80엔을, 유로·달러는 0.0039달러(0.34%) 내린 1.1545달러를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9.31포인트(1.25%) 급락한 2309.57을, 코스닥은 21.54포인트(2.64%) 폭락한 794.99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8월22일(785.95) 이후 한달10일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449억1300만원을, 코스닥시장에서 973억800만원을 각각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