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국산밀산업협회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2008년 0.2%에 불과한 국산 밀 자급률을 2020년 5.1%, 2022년 9.9%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산 밀 자급률은 2016년 1.6%, 지난해 0.9%, 올해 0.8%로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2022년 9.9%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국산 밀은 농식품부에 골칫거리다. 농식품부는 국산 밀 산업 육성 대책을 이미 만들어놓고도 발표를 못 하고 있다. 2만7000톤에 달하는 재고 처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대책을 발표해도 실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2만7000톤 재고 처리에 300억 원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선 재고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국산 밀은 미국 등의 수입 밀과 비교하면 품질이 떨어진다. 과학영농까지 도입된 쌀에 비해 주먹구구식으로 농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밀 점유율이 1%대에 불과하다 보니 가격경쟁력도 낮다. 예전에는 “밀과 보리가 자란다”라는 동요처럼 주변에서 흔해 봤던 밀이 사라진 이유다. 밀 산업 종사자들은 19일 청와대 인근에서 ‘국산 밀 생산·소비 대표자 대회’를 열고 국산 밀이 남아돌아 산업 기반이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국산 밀 수급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농식품부는 재고 처리가 가능해지면 공공비축 밀 제도 및 국산 밀 사용 인증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의원 시절인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산 밀 산업 육성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