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은 중요한 의제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주재했으며 남측 공식·일반·특별수행원 200여 명과 북측 수행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항구적인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큰 걸음을 시작하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길인만큼 여러 가지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김 위원장과 평양 시민의 환대에 대해 감사인사를 하면서 “대동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 건물과 평양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며 “과학과 경제를 발전시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과 성취를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번 판문점에서 우리는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불과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꿈같은 일이 시작됐다”고 감회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실물을 3년 전 남북이 공동 발굴 조사한 개성 만월대에서 세 번째 실물이 발굴된 것과 관련해 “북에서는 ‘사랑스럽다’는 ‘전’, 남에서는 ‘아름답다’는 ‘단’으로 읽는 글자였다”며 “우리가 함께 이룬 성과를 축복해 주는 듯했다”고 의미를 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다음 주부터 개성만월대 공동 발굴이 재개된다. 아주 뜻깊고 반가운 소식이다”며 “남과 북이 하나가 돼 우리 민족의 역사를 되살려 낼 것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우리의 협력은 대륙을 가르며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고 바다를 건너 아세안과 인도에 이를 것이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이다”며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세 번째 만난 김 위원장과의 친분도 과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다”며 “남북의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치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마침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명절인 한가위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온 겨레의 삶을 더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만남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기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의 만남이 북과 남의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이 되길 기원한다”며 건배 제의를 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건배사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분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과 북 8000만 겨레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라고 외치며 잔을 들어 참석자들과 건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