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삼겹살 기름 등 바이오중유를 발전용 연료로 전면 보급하기로 한 방침을 두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발전연료인 벙커C유(중유)를 바이오중유로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발전사의 중유 발전설비가 2022년부터 하나둘씩 폐쇄되는 상황에서 발전용 바이오중유 전면 보급이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시범 보급 중에 있는 발전용 바이오중유를 2019년 1월 1일부터 전면 보급하는 내용의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0일 입법예고했다. 발전용 바이오중유는 육류가공업체, 음식점 등에서 배출되는 소·돼지·닭고기 기름, 가정 배출 폐식용유, 바이오디젤 공정 부산물 등을 원료로 제조한 연료를 말한다. 발전용 중유를 대체하는 연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정부와 발전사들은 2014년부터 전체 중유발전소 14기 중 5기를 대상으로 발전용 바이오중유 시범 보급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바이오중류를 중유 대체 연료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저감에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를 바탕으로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3020 프로젝트(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20%로 확대)’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된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14기 중유발전기 모두 바이오중유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2024년까지 중유발전소가 절반으로 줄어들 예정인 상황에서 바이오중유 전면 보급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중유를 이용하는 동서발전의 울산 기력발전 4~6호기와 서부발전의 평택 기력발전 1~4호기가 2022년과 2024년 각각 폐쇄된다.
민간발전 관계자는 “바이오중유가 전면 보급되면 사실상 시범 보급 대비 2곳이 더 늘어날 뿐인데 과연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남은 중유발전소 7기가 제대로 가동될 수 있지도 미지수다. 발전단가가 비싼 중유발전소의 가동 순위는 발전원 중 꼴찌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2016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중유발전 설비의 급전(전력생산) 지시 감소,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도입 확대 등으로 2020년 이후 바이오중유 보급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바이오중유 전면 보급은 중유발전소 7기 폐쇄 전에 연료 사용을 다양화한다는 측면으로 보면 된다”고 말할 뿐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