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서 고개 젓는데…“적정 성장”이라는 장하성

해외IB, 韓 성장률 하향조정, 韓銀도 2%대로 눈높이 낮춰… 張 ‘나홀로 낙관론’ 시장 혼란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장하성(가운데)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당초 예상치를 밑돈 상황에서 주요 해외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잇달아 낮추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의 전망도 다르지 않다. 고용 쇼크에 중요한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유독 청와대만 “문제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달인 7월 말보다 0.2%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내년 성장률도 2.9%에서 2.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7월 말까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각각 3.0%로 제시한 UBS도 지난달 말에는 올해와 내년 모두 2.9%로 조정했다.

특히 8월 말까지 8개 주요 IB 가운데 유일하게 3%대 성장률 전망을 고수한 노무라도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2.8%로 0.2%P 낮췄다. 그만큼 밖에서 보는 한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의미다.

이처럼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IB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고용시장 부진과 소비심리 악화, 건설·설비투자 감소 등 국내 요인과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발(發) 금융 불안 등 해외 악재가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부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8개 주요 IB의 성장률 평균은 2.9%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실질 GDP도 당초 예상했던 2.9%보다 0.1%P 떨어진 2.8%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0%에서 2.9%로 낮춰 잡았는데 올해 10월에 내놓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전망치를 다시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고용 쇼크가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고, 생산의 선행 지표인 기업 설비 투자도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하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 경제 성장률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장 실장은 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우리나라 잠재경제성장률은 한국은행에서 2.8~2.9%로 보고 있고, 2분기 성장률도 연율로 보면 2.8%이기 때문에 적정한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성장률은 OECD 국가 중에서 상당히 상위권에 속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낮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성장률과 함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1.6%로 전달보다 0.1%P 떨어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