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의 자산은 31조5000억 원(5월 말 기준)이다. 신한생명(30조7000억 원)과 합치면 62조2000억 원으로 불어난다. 삼성ㆍ한화ㆍ교보ㆍNH농협생명에 이어 ‘생보사 빅5’에 포함된다.
올해 PCA생명을 흡수하며 5위로 도약했던 미래에셋생명(35조 원)은 자산 규모를 두 배 이상 벌리며 멀찌감치 따돌렸다. 4위인 NH농협생명(64조 원)을 2000억 원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어 순위 다툼이 예상된다.
실적은 NH농협생명을 앞선다. 상반기 오렌지라이프(5조5000억 원)와 신한생명(7조8800억 원)의 신계약 규모를 더하면 13조4000억 원에 달한다. NH농협생명(12조4400억 원)보다 1조 원 더 많다. 보험사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를 살펴봐도, 두 회사는 4조4824억 원으로 NH농협생명(3조9800억 원)을 앞선다.
당장 양사가 합병절차를 밟는 것은 아니다. 오렌지라이프가 사명을 변경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데다, 상장 폐지 절차(신한금융으로의 완전 자회사 편입)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분리 경영을 불가피하다. 여기에 화학적 결합도 넘어야 할 산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애자일(agileㆍ민첩한) 조직을 도입하는 등 외국계 회사 색깔이 뚜렷하다. 이에 반해 신한생명은 임원-부서장-중간관리자-직원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직급체계를 가지고 있다. 두 조직의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게 관건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생명은 보장성보험에, 오렌지라이프는 변액보험에 강점을 가진 회사”라며 “연계 영업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의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되자, 이제 시장의 시선은 다른 잠재 매물로 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동양생명ㆍ롯데손보ㆍKDB생명이다.
우선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이 해외자산 매각에 돌입하면서 다시 시장에 나올 거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안방보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벨기에 계열사인 피데아보험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14년 이후 서너 차례 매각을 추진했다가 불발된 KDB생명도 꾸준히 M&A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경영을 정상화한 뒤 2020년께 유상증자를 포함해 분할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손보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비금융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보험사 관계자는 “신한금융뿐만 아니라, KB금융 등 타 금융지주사들도 비은행계열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동안 잠잠했던 보험사 M&A가 ‘오렌지라이프발(發)’로 인해 다시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