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선미의 남편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1심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부동산 소유권을 놓고 벌인 법적 다툼에서 패소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이원 부장판사)는 재일교포 1세 고(故) 곽모 씨의 상속인 11명이 장손 곽모(39)씨와 그의 부친(72)을 상대로 낸 2건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곽씨 부자는 2016∼2017년 조부가 소유한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자신들 명의로 이전했다. 이를 알게 된 조부는 “재산을 증여한 사실이 없다”라며 지난해 초 소송을 제기했지만 그해 12월 사망했다.
상속인들은 “곽씨는 할아버지 명의의 증여계약서 등을 위조하고 2016년 8월 할아버지를 만취 상태로 만든 후 의사와 무관하게 등기의사 확인서면 도장을 받았다”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재판부는 “망인과 피고의 대화가 녹음·녹화된 부분을 모두 종합해 살펴봐도 피고에게 한국 내 재산을 독점 증여하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나타냈다고 보기 부족하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곽씨의 부친이 지분의 12분의 1을 상속받았고, 이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며 나머지 지분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에 대해서만 말소 등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곽씨는 조모(29·복역 중)씨에게 송선미의 남편이자 자신의 할아버지 외손자인 고모씨를 살해해 달라고 청탁했다. 이에 조씨는 지난해 8월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미리 준비한 칼로 고씨를 찔러 살해했고 징역 22년이 내려졌다. 곽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