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장석권, ‘데이터를 철학하다’

입력 2018-08-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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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시대에도 핵심은 ‘지혜’

지금은 데이터 역사상 획기적인 시대다.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가 ‘실제 그 자체’를 재구성하는 일을 가능하도록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IT경영학자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 교수의 ‘데이터를 철학하다’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대화하듯 풀어놓는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이버물리시스템, 4차 산업혁명 등과 같은 딱딱한 주제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상품으로서 이 책은 디자인, 글꼴, 편집 등이 조화를 이루어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든 작품이다.

책은 데이터의 탄생, 정보의 지도, 지능의 미래, 지혜의 시대라는 4부로 구성된다. 데이터는 사물, 현상, 사건, 인간관계 등에 관한 관찰기록이다. 객관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데이터도 인간의 기회주의적 행동으로 말미암아 그 해석이 왜곡될 때가 잦다. 그런데 이 시대는 엄청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데이터를 통해 실체에 다가설 가능성은 커지고 왜곡의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다. 빅데이터의 의미에 대해 저자는 “빅데이터는 데이터 우주를 밝히는 우주망원경이다”라고 말한다.

정보를 탐색하는 방법은 스캐닝, 모니터링, 개관, 연구 네 가지 종류가 있다. 스캐닝은 정보 탐색이 광범위하고 대상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을 때 이루어지는 정보 탐색 활동이다. 모니터링은 관찰 대상이 고정된 순간부터 이루어지는 정보 탐색 활동이다. 특히 위험을 감지하고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스캐닝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는데 4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안한다. 탐색영역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체계화하는 일, 센싱 능력을 키우는 일, 멀리 보는 일, 자동 감시 및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데이터에 유용성을 부여한 것이 정보라면 탐색한 정보에 활용성을 부여한 것이 지능이다. 지능이 정보를 가공하게 되면 활용 목적에 맞게 가공된 고급 정보로부터 도출해 낸 적합한 행동이 나오게 된다. 빅데이터 기반의 딥 러닝이나 머신 러닝은 모두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오늘날 거의 보통명사로 자리 잡은 ‘사이버 물리시스템(CPS)’은 “실세계와 컴퓨터 속의 사이버 세계를 실질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미래 플랫폼인 CPS에 대해 저자는 그 의미를 이렇게 평한다. “실세계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학습 과정을 사이버 공간에서 구현함으로써 현실에서 100년 만에 얻을 수 있는 지능을 불과 수일 내에 얻을 수도 있다. 미래 사회를 변화시킬 지능은 앞으로 CPS플랫폼을 기반으로 학습되고 개발되고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시대에도 핵심은 지혜라는 한 단어에 모인다. 저자는 포스트휴먼이 차세대 인류라면 호모 소포스(지혜로운 인간)는 인류의 미래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데이터 시대의 지혜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하나는 올바른 가치관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 이치에 관한 깊은 이해다. IT전문가가 내리는 미래 준비는 “지혜의 출발점은 큰 가치와 사소한 가치를 구별할 줄 아는 것”에 모인다. 생태계와 자연의 섭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는 “생태계의 핵심 동인인 인간의 자유의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술적인 내용을 철학적인 사유 방법으로 풀어내기도 쉽지 않지만 결론은 건강한 상식과 지혜와 만나는 점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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