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재계 맏형으로 ‘우뚝’…정·재계 잇는 가교 역할 적극=박 회장은 2013년 8월 21일 전임 손경식 회장의 중도사퇴 속에 후임으로 잔여 임기를 수행했다. 이후 2015년 3월 25일 만장일치로 제22대 대한상의 회장에 선출됐으며 올해 3월 21일 또 다시 23대 대한상의 회장으로 만장일치로 재선출됐다.
지난 5년간 박 회장은 대한상의를 명실상부한 재계 대표단체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때 재계 맏형 노릇을 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경유착 창구로 지목되며 위상이 추락하는 동안 상의는 전국 17만 상공인을 대표한다는 정체성을 강점으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경련은 물론이고 한국경영자총협회까지 여권과 껄끄러운 관계를 보이는 가운데 대한상의는 재계 대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여기에는 박 회장의 역할이 컸다. 박 회장은 평소 “대한상의가 눈 앞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길 바란다”며 재벌 등 특정계층의 입장을 대변해선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또 “반기업 정서가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어 갈 길이 멀다”면서 기업들의 선제적인 의식과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이는 기업에 대한 현 정부의 시각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이에 최근 박 회장의 보폭도 눈에 띄게 넓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 매번 동행한 것은 물론 여야 고위 관계자들과 꾸준하게 소통하며 정부와 국회의 재계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기업 경영환경 개선에 노력…규제 개혁 위해 발 벗고 나서=박 회장은 올해 취임사에서 “새 시대에 맞게 법과 제도를 바꿈으로써 더 많은 창의와 도전을 뒷받침해야 할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박 회장은 ‘규제 혁파’에 방점을 두고 활동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 정부 들어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동연 부총리와 3번이나 독대에 나서며 과감한 규제혁파를 요구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근로시간 단축 입법으로 여야가 논쟁을 벌일 당시에 국회를 찾아 “더 이상 기업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면서 “혼란을 막기 위한 입법화가 되지 않는다면 입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소신 발언에 나서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물꼬를 튼 남북간 경제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데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일부 기업이나 단체들이 선점 경쟁하듯 섣부르게 나서는 데 대해 “남북 문제에 대한 이해도 감상적 차원에서 벗어나야 한다. 북한의 변화와 주변국과의 관계 등을 냉철한 시각으로 이해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야 하겠다”며 ‘신중론’을 제기하는 한편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민관 협의체’를 제안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전문가 콘퍼런스를 열어 재계 차원의 논의를 이끌어냈다. 최근에는 국제상업회의소(ICC)를 통해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교류를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