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거주자 유로화예금이 사상 처음으로 40억달러를 돌파했다. LG전자가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WK’ 인수자금을 유로화로 지급키 위해 자금확보에 나선 때문이다. 거주자외화예금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주춤하면서 넉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은 여전히 차익실현에 나서며 9개월만에 최저치를 이어갔다.
8월 원·달러 환율이 미중간 무역분쟁과 터키 리라화 폭락 등 여파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8월 거주자외화예금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주체별로는 기업이 13억6000만달러 늘어난 547억1000만달러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4억7000만달러 감소한 138억달러로 지난해 10월말(126억4000만달러) 이후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고 불린다.
통화별로는 유로화예금이 6억7000만달러 확대된 42억8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는 5월말 기록한 39억5000만달러였다. 증가폭도 지난해 11월말(6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미 달러화는 5000만달러 늘어나는데 그쳐 56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거주자외화예금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82.8%에 그쳤다. 이는 2016년 5월말(82.5%) 이후 2년2개월만에 최저치다. 기업은 4억1000만달러 증가한 452억3000만달러를, 개인은 3억6000만달러 감소한 114억7000만달러를 보였다.
엔화예금은 4000만달러 증가한 44억7000만달러를, 위안화는 1억달러 늘어 11억9000만달러를, 영국파운드화 등 기타통화는 3000만달러 확대된 18억7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 원·달러 환율 급등에 감소했던 거주자외화예금이 횡보하는 흐름”이라며 “유로화는 특정기업의 유럽기업 인수로 많이 늘었다. 8월초 인수자금이 지급되면서 8월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주자외화예금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8월에는 원·달러가 상승하고 있고 유로화 증가라는 일시적 요인이 제거된다. 제반사정을 감안하면서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7월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월대비 4.2원(0.4%) 오른 1118.7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말(1120.4원) 이후 9개월만에 최고치다. 다만 36.8원(3.4%)이나 급등했던 6월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16일 현재 원·달러는 장중 1136.9원까지 치솟으며 7월24일 장중기록 1137.4원 이후 한달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