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의 해외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해외 선진 기업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프로젝트관리 역량 진단’ 연구보고서에서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 프로젝트관리 역량은 해외 선진기업 대비 71% 수준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통해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프로젝트관리 16개 기능 분야에 대한 역량을 분석한 결과, 수행 경험이 많은 기능 분야 역량 수준은 해외 선진기업 대비 74~87% 수준으로 타 기능 분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됐다.
반면 발주자의 요구로 인해 최근에서야 중요성을 인식한 분야의 역량은 해외 선진기업 대비 55~7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구체적으로 △사업기획관리(63%) △통합관리(60%) △범위관리(67%) △리스크관리(59%) △의사소통관리(63%) △클레임관리(55%) △사업정보관리(65%) △시운전관리(70%) 등 수준이었다.
프로젝트관리 체계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은 프로젝트관리 절차 및 전산시스템을 개발ㆍ보유하고 있으나, 기능 분야별로 개발 수준이나 범위 및 심도가 상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의 경우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반복적으로 현장 중심 업무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로세스 단계별로는 사업 계획 시 프로젝트관리실행계획서(PEP) 등을 작성하고 있지만, 수행단계에서 계획과 실행의 불일치가 발생했다. 특히 종료 단계의 사업 사례 데이터화에 대한 낮은 역량 수준은 전산시스템의 활용도를 낮췄다. 또 경험이 풍부한 상위관리자의 노하우에 의존하는 정도가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대형 건설기업들은 2010년 최대의 해외건설 수주 호황기를 누렸으나 2013∼15년 사이에 수조 원대의 해외 사업 손실을 경험했다. 이러한 손실의 여파로 2015년부터 해외 사업 수주액은 점진적으로 감소해 2016∼17년에는 3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 바 있다.
보고서는 국내 주요 4개 대형 건설사들이 2013∼15년간 경험한 수조 원대의 사업 손실에 대해 △저가 수주 △공기 지연 △다양한 발주 체계의 등장과 대처 미흡 △대형화ㆍ복잡화된 사업의 특성 △세계경제 악화 △유가 변동 △사업 리스크 저평가 △프로젝트관리 능력의 부족 등을 원인인 것으로 지목했다.
이광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본 연구 결과를 과거 연구결과와 비교하면 해외 선진기업 대비 국내 기업들의 역량 수준이 2007년 81%에서 2018년 71%로 정체돼 있거나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2018년 국내 건설수주 감소가 예상되므로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해외사업에서 과거와 같은 손실을 다시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는 △통합관리 △리스크관리 △클레임관리 등 프로젝트관리 분야에 대한 역량 제고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또 “특히 전사적 차원의 프로젝트관리 체계(절차ㆍ전산시스템ㆍ조직) 기반의 업무 프로세스 수행이 중요하다”며 “경영진의 의지가 반드시 동반돼야 하며 실무진들로부터는 프로젝트관리 체계 및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