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키움증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장 대비 800원(0.96%) 오른 8만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는 전날 하루새 6% 넘게 고꾸라지며 8만3700원으로 장을 마감한 후 반짝 반등을 시도했다. 이는 종가 기준 올 들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5월 한 때 12만9500원까지 오르며 13만 원대를 넘봤지만 8개월 만에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가운데 하반기 감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투자심리를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실적 발표 후 분석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 7곳 중 5곳이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전날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59억 원으로 잠정 집계돼 작년 동기보다 2.26% 줄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581억 원으로 72.9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793억 원으로 9.40% 증가했다.
증권사 본부별 순영업수익을 들여다보면 리테일이 효자 노릇을 했다. 리테일 영업수지는 935억 원으로 전체(1259억 원) 4분의 3을 차지했다. 홀세일과 투자은행(IB) 부문도 각각 95억 원, 148억 원으로 선방했다. 반면 자기자본투자(PI) 본부의 경우 높아진 주식시장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고 전분기보다 크게 쪼그라든 39억 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 감익 우려다. 7월 이후 거래대금 급감과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이탈 등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강한 키움증권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7000억 원으로 상반기(13조7000억 원)보다 적다며 감익 우려를 제기했다.
다만, 낮아진 기대에도 현 주가는 지나치게 낮다는 진단이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전일 종가 기준 36% 하락해 과대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예상 수익성 대비 주가 할인 폭이 확대된 상태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한편, 시장에선 인터넷 전문은행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추진됨에 따라 키움증권의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키움증권은 작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TF를 구성해 적극 추진했지만 모회사인 다우기술이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진출이 좌절됐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모회사인 다우기술이 산업자본으로 구분돼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지 못했으나 은산분리가 시행되면 적극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해 증권가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