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감자 파동’에 이어 7월 기록적인 폭염으로 배추·상추 등 채소류 물가가 급등하면서 식탁 물가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37로 전년 동월 대비 1.5%,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전반적으로는 공공요금 상승 억제로 10개월 연속 1%대 상승을 이어갔으나, 품목별로는 농산물과 석유류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품목성질별로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5%, 전월 대비 1.3% 각각 올랐다. 특히 농산물 중 채소류는 지난해 7월 상춧값 등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 하락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3.7% 상승했다.
주요 품목을 보면 폭염으로 인해 배추(39.0%), 시금치(50.1%), 열무(42.1%), 상추(24.5%) 등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폭염에 약한 채소가 배추, 상추, 시금치”라며 “작년에도 이 세 품목이 크게 올랐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7월 폭우에 이어진 폭염으로 채솟값이 워낙 큰 폭으로 올랐던 탓에 전년 대비로는 하락했다.
올해 4~5월 감자·무값 폭등으로 급상승했던 채소류 물가는 6월 봄감자 출하 등으로 잠시 안정세를 찾았으나, 7월 내내 폭염이 이어지면서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솟값의 영향을 받는 외식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2.7%, 전월 대비로는 0.2% 각각 상승했다. 다만 채솟값 급등을 곧바로 외식비 상승으로 연결 짓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외식 물가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원재료가격도 들어간다”며 “최저임금 인상 때문일 수도 있고, 임대료 때문일 수도 있다. 어느 한 가지로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10%대 고물가 행진을 이어갔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5%, 전월 대비로는 0.3% 각각 올랐다. 휘발유(11.8%)와 경유(14.6%), 자동차 LPG(10.7%)가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지출목적별로 교통비 상승(4.7%)에 영향을 미쳤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구두(14.4%), 식기(16.6%)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석유류와 외식 품목은 각각 소비자물가를 0.54%, 0.37% 상승시키는 효과를 냈다.
그나마 채소류 기저효과와 전기·수도·가스요금 안정(-1.8%)으로 인해 전반적인 물가는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됐다. 전년 동월 대비 도시가스는 4.9%, 지역난방비는 1.2% 각각 내렸다. 공공서비스 중에서는 휴대전화료(-1.8%)와 입원진료비(-3.2%)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다.
한편,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 전월 대비 0.1% 각각 상승했다.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으며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전월 대비 0.2% 각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