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이자 이익은 총 10조75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950억 원(11.3%)이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이 2조9675억 원으로 가장 많은 이자 이익을 올렸다. 이어 신한은행 2조7137억 원, KEB하나은행 2조5825억 원, 우리은행 2조4946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수익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신한은행 NIM은 지난해 4분기 1.58%에서 올 1분기 1.61%, 2분기 1.63%로 상승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에 각각 1.47%에서 1.50%, 1.52%로 올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분기부터 1.71%로 정체됐으나 다른 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KEB하나은행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57%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상승했다.
문제는 은행 대출 가운데 유난히 가계대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446조178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19조9850억 원)보다 26조1930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금 중 가계대출 비중은 43.8%로 2008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6.2%로 기업대출 5.4%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계 대출 부실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불어난 가계대출은 향후 취약차주와 비수도권 중심으로 부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화가 본격화된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부실화가 커질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금융당국이 정한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과 같은 규제에서 자유롭다”며 “자영업자는 사업자등록을 한 후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거나 개인 자격으로 가계대출을 받을 수 있어 개인사업자 대출자의 상당수가 가계대출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영업 쏠림 행태도 논란의 대상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이유는 기업대출보다 은행 수익률 면에서 더 낫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산정 때 반영하는 위험가중치도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이 높아 은행 BIS 비율 관리에도 가계대출이 유리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의 자금중개기관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은행권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 가중치를 15% 상향 조정한다. 개인사업자대출 가중치는 중립 적용하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내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 중심으로 성장해 보수적 여신관행도 심화돼 왔다”며 “은행이 어느 정도 리스크를 지더라도 혁신 기업 지원을 늘리는 등 생산적 금융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